동호회/
한국어 오페라를 꿈꾸며
작성3주 전조회253추천5

안녕하세요?

오늘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칸 영화제에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데에는

외국인이 보기에도 공감할 수 있는 자막이 큰 역할을 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https://entertain.v.daum.net/v/20190527093300277

 

우리 한국어를 쓰는 영화와는 달리 태생적으로 이태리어, 독일어, 불어 등 외국어로 공연하는 오페라 쪽은

공교롭게도 오늘 국립오페라단 단장이 해임됐다는 소식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https://news.v.daum.net/v/20190527033623956

 

두 기사를 읽고 떠오른 생각은

"왜 국립오페라단이 필요한가?"하는 근본적인 물음이었습니다.

 

현재 한국에 국립오케스트라가 불필요한 것은 자명하지만

'왜 국립오페라단이 여전히 필요한가?'라고 자문해보면

답은 간단합니다. "결국 우리말로 된 오페라가 없기 때문이겠지요".

우리말로 된 명작 오페라를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데 정치-사회적 합의가 여전히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현재 진행중인 10회 대한민국오페라 페스티벌에도 한국어로 된 창작 오페라가 2편이나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왜 봉준호 감독의 영화처럼 외국에서도 사랑받을 수 있는

한국어로 된 오페라가 아직 없는 것일까요?

수십 년 내로 가능할까요?

 

이 문제에 한국영화 산업을 대입해보면 원인은 분명합니다.

한국영화가 우리 한국인에게 인기 있을 수 있는 근본적인 요소는 우리말을 쓰기 때문이듯이

국내에서 오페라가 외면받는 1차적인 이유는 우리말을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약 극장에서 상영되는 한국감독, 한국배우들의 영화에 영어를 쓴다면

지금처럼 한국영화가 국내에서 흥행하고 나아가 해외에서까지 인기를 끌 수 있었을까요?

당연히 그런 영화들은 외면받을 것이고 한국영화산업은 쪼그라들었을 것입니다.

지금의 국내 오페라 산업의 현실은 

흡사 국내제작 영화의 대사가 모두 영어로 되어있으면서

한국어로 된 좋은 영화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것처럼 모순된 상황입니다.

 

아시겠지만 20세기초까지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서 공연되는 모든 외국어 오페라들은

반드시 독일어로 번안하여 부르도록 강제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탈리아어로 된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도 독일어로 불렸습니다.

독일이 우리처럼 오페라 전통이 짧아서 그렇게 했을까요?

 

좀 과격하지만, 지금에라도 우리말로 된 걸작 오페라가 탄생하기 위해서는

국내 공연되는 서양 오페라가 한국어로 번안되어 불려져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것을 강제하는 것이 어렵겠지만, 적어도 세금을 쓰는 국립오페라단이

기획한 공연은 그렇게 해야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을 것이라면 굳이 국립오페라단이 왜 필요하겠습니까?

 

만약 우리말로 불리는 모차르트, 베르디, 푸치니 오페라가 주류가 되고

우리말로 공연하는 오페라 공연 문화가 자연스러워진다면

그때가 되서야 비로소 우리말로 된 인기있는 한국어 오페라가 탄생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우리말로 된 걸작 오페라를 작곡한 천재 작곡가가 나오면
'생소하지만' 한번 들어보겠노라고 기다리는 상황입니다.

그것이 아니라 가수들과 청중들이 한국어로 된 오페라를 부르고 듣는데 익숙해진 다음에라야

우리말로 된 오페라를 작곡하는 작곡가가 나올 수 있습니다.

 

한국어로 부르는 오페라가 어색하다고요?

영화 기생충을 외국어로 번역한 번역가의 능력이 중요했던 것처럼

한국어로 오페라를 개사하는 데도 노력과 투자가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말로 부르는 몇몇 뮤지컬들이 인기리에 공연되는 것을 보면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지금처럼 예산만 쏟아붓고 억지춘향식으로 구색 갖추기처럼 한국어로 된 오페라만 한 해 서너번 공연하고

사장되버린다면 말 그대로 밑빠진 독에 물 붓기입니다.

 

애초에 자본주의 시장에서 흥행할 수 없는, 수익이 나지 않는 오페라 공연을 한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관객이 찾지 않는 오페라, 공연 수익으로 유지될 수 없는, 수지 타산이 맞지 않는 공연이라면

아예 하지 않는 것이 옳겠습니다.

 

일반적인 사립 오페라단은 자본주의 논리대로 자유롭게 원어대로 부르더라도

세금이 투자되는 국립오페라단에서는

유명 오페라를 한국어로 부르기 시작해야만 우리말로 된 인기 오페라가 탄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을 것이라면 국립오페라단이 존재할 이유가 없습니다.

 

세금 써가며 외국인 불러서 오페라 공연하는 것도 의미가 없지는 않겠죠.

사장될 것이 뻔한 한국 작곡가의 '창작 오페라'들이 안타깝기에 이런 괘변을 써봤습니다.

작성 '19/05/27 21:57
th***수정 삭제
la***:

80년대를 분깃점으로 외국 오페라 원어공연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제가 어릴 적 본 국내 오페라단에 의한 오페라 공연들은 (국내 뮤지컬처럼) 전부 한국어 번역판이었습니다. 자막은 없었습니다. 당시 번역물로 공연한 이유가 해외유학 경험이 없는 국내파 성악인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고 얼핏 들었습니다만, 그런 이유 말고도 과거 자국어 공연이 대세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일본의 자국 공연들 유투브에 올라온 것들, 옛날 것들은 일본어 번역 공연이 있습니다. 베르디가 독일에서 공연될 때에는 독일어로 불렸고(빈트가센이 오텔로 역을 독일어로 부른 음반이 있음), 바그너가 이태리에서 이태리 가수들에 의해 공연될 때 이태리어로 노래불렸습니다(테발디가 이태리어로 부른 로엔그린이 음반으로 있음). 그런 걸 보면, 외국에서도 대략 옛날에는 자국어 공연이 대세이다가 원어 공연으로 바뀐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결론은, 자국어 번역 공연이 구식이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원어공연이 대세인 것 같습니다.

19/05/2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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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

구식 맞구요, 대세 맞습니다.
문제는 100%라는 것이죠.

최소 하나 정도의 오페라단에서는 한국어로 된 오페라를 고집하는 단체가 있었으면 좋겠고, 누가 그 임무를 맡을 것인가 했을 때는 국립오페라단이 맞지 않냐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19/05/2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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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

일단 떠오르는 유일한 작품이 명성황후인데...오페라가 아니라 패스해야 하나요? 명성황후는 오페라로 볼수는 없는지요? 뮤지컬과 오페라의 명확한 차이는 뭘까요~~

19/05/2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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