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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끼는 베토벤 교향곡 전집 1.
작성3달 전조회8769추천10

베토벤 교향곡 전집은 너무도 많아서 이 전집이 최고다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또 그런 판단 자체가 무지와 만용의 고백에 다름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최고의 전집이니 하는 표현은 요즘 될 수 있으면 자제하려 합니다. 단지 그닥 많지는 않지만 수 십종의 전집을 신중하게 돈 주고 사서 모으면서 더러는 내치기도 하고 또 더러는 잘 듣지 않아도 버리지 못하고 바라보는 전집이 있기도 합니다.

그런 중에 제가 따로 <내가 아끼는 베토벤 교향곡 전집>이라는 글을 따로 올리는 이유는 제 음악감상의 경로에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만한 계기가 된 인연이 있는 음반을 돌아보고 싶어서입니다. 아마도 이 글은 이후 다른 전집도 언급될 수 있을 것입니다. 단지 이번에는 제가 현시점에서 가장 크게 강조하고 싶은 전집을 먼저 소개하기로 하겠습니다.

 

 

내가 아끼는 베토벤 교향곡 전집 1. 은 찰스 맥커라스가 로열 리버풀 필하모닉과 1991년부터 1997년까지 녹음한 전집입니다. 사실 이 전집은 그렇게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고 또 많지 않은 애호가들이 나름 애지중지하는 전집 중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제 수중에 이 음반이 들어온 경로는 지금은 명확하게 기억되지는 않는데 분영한 것은 제가 돈 주고 산 음반이라는 것입니다. 이 전집을 통해서 베토벤 교향곡을 듣기 전에 맥커라스라는 지휘자에 대한 제 판단은 불분명했습니다. 무언가 호기심이 생기기는 하는데 이력이 그닥 화려하지는 않고, 어떤 사람일까? 이런 궁금증이 그에 대한 판단을 주저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베토벤 교향곡 전집을 듣고서 저는 사실상 맥커라스의 지지자 또는 팬이 되었습니다. 이후 맥커라스에 대한 제 관심 범위는 점차 확장되어 사실상 눈에 보이는 음반이면 특별히 제가 관심이 없는 레퍼토리가 아닌 한 거의 다 모으기 시작한것 같습니다.

 

이 전집은 80년대부터 이어진 조나단 델 마의 베토벤 악보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를 반영하여 그것을 연주로 구체화 한 사실상 최초의 전집이라는데 의의가 있는 전집이라고 봅니다. 물론 조나단 델 마의 연구 작업이 일단락되어 상업적으로 공식출판이 아루어진 베렌라이터사의 악보에 의한 최초의 녹음은 데이빗 진먼의 전집이고 그래서 이 음반은 화제를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저는 진만과 맥커라스의 연주를 비교해서 들어보기도 하는데 해석과 연주의 만족도는 맥커라스의 전집으로 기웁니다.

 

이 전집에는 길지는 않지만 내지가 들어있는데 각 곡의 녹음에 사용된 수정된 악보에 대한 조나단 델 마의 코멘트가 포함되어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전집은 맥커라스가 조나단 델 마가 정리한 새로운 판본의 악보를 놓고 함께 협력하여 녹음한 전집이라는 말을 할 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외에 조나단 델 마가 특정한 녹음에 대해서 자신의 판본에 대해서 각 곡별로 기존의 악보와의 차이점을 따로 언급한 전집이 있는지 저는 아직 과문하여 알지 못합니다.

 

저는 이 맥커라스와 로열 리버풀 필하모닉의 전집은 기존 악보에 수정을 가한 판본에 의한 새로운 연주라는 명확한 의식을 갖고 그것을 지휘자의 입장에서 어떻게 연주로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목적 의식이 반영된 최초의 전집이라는 보는 것입니다.  물론 이미 80년대 후반에도 영국의 하노버 밴드는 조나단 델 마의 연구 실적을 반영하여 시대악기를 동원하여 원전주의적 연주 녹음을 남기기는 했지만 이 당시까지는 조나단 델 마의 베토벤 교향곡 악보에 대한 검토가 충분하게 정리가 되지 않아서 주로 참작 가능한 베토벤의 자필 악보를 많이 참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맥커라스의 이 로열 리버플과의 전집은 전곡에 대한 조나단 델 마의 악보 교정 작업이 일정 수준에서 일단락 된 후 이루어진 전집 녹음이라는 점에서, 베렌라이터 판본을 사용한 연주보다 더 귀중한 녹음이라는 생각이 들기까지 합니다. 즉, 객관적인 물성이 갖추어진 새로운 판본의 악보를 연주한 것과 아직 출판이 이루어지지 않은 연구 성과를 정리하여 그것을 실제의 연주 과정에 적용한 연주와의 차이는 그 실험 정신과 열정이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실제로 조나단 델 마의 베렌라이터 판본이 베토벤 교향곡의 원전이라고 명쾌하게 단정할 수 있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알고 있고 저도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휘자 차원에서 악보의 일부에 가필이나 수정을 하여 연주하는 차원을 넘어서 방대한 자료(자필악보나 기타 수정보 또는 메모등 포함)를 검토하여 기존의 정본으로 굳건하게 자리를 잡고 있던 브라이트코프 보의 오류(?)라고 여겨지는 부분을 수정하여 전곡에 걸쳐 새로운 판본의 원형을 만든 후 이를 실제 연주 녹음으로 검증한 자료로서의 가치만으로도 이 전집은 제게 매우 소중하게 여겨집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연주가 대체로 다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이후에 베렌라이터 본에 따른 연주가 대세로 자리잡아가는 듯 하지만, 저는 솔직히 이 맥커라스의 연주보다 더 신선하고 공감이 가는 연주 녹음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맥커라스가 나중에 에딘버러 페스티벌에서 실황녹음으로 남긴 베토벤 교향곡 전집도 있지만, 이 로열 리버풀 필하모닉과의 녹음이 제게는 더 소중하게 느껴지더군요.

 

 

찰스 맥커라스의 베토벤 교향곡 9번 1악장 음원을 유튜브를 통해서 찾아 올려드립니다.

 

   

작성 '20/09/09 12:00
ka***수정 삭제
me***:

감사합니다.

20/09/0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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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맥케러스.... 여담입니다만, 이 양반은 이름 스펠링이 혼란을 줍니다. McKerras, Mackeras, McKeras, Mackarres, Mackerraz....?? 그 발음 또한 혼란스럽습니다. 맥케러스, 맥커러스, 매카러스, 매커래스....?? 국적을 모르면 십중팔구 마케라스로 읽었겠죠.^^ 이름은 난해해도 연주는 쿨하게 좋더군요. 모차르트도 좋게 들었습니다.

20/09/0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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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j***:

저는 맥커라스에 관한 기억으로는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를 듣던 때가 생각나네요.
모차르트를 비롯 여러 작곡가의 오페라를 두루 섭렵하던 중 그가 지휘한 돈 조반니를
한 동안 즐겨 들었던 때가 있었네요.

20/09/09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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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

저도 무척 아끼는 전집입니다. 베토벤 전집의 레퍼런스 중 하나로 꼽아도 무방할듯.
메커라스는 체코와 영국작곡가에 대한 최고 지휘자로 알려져있지맘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도 아주 잘하셨고 브람스나 슈베르트에도 뛰어난 음반을 남기신 분이죠. 말러도 몇개만 남겼지만 다 수연들이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지휘자입니다^^

20/09/09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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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

사실 멕커라스는 프라하 챔버와의 모짜르트 교향곡에서 먼저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모짜르트 전집에서 받은 좋은 인상을 근거로 이 지휘자가 대단한 지휘자라는 학신을 내리지는 못했던것 같습니다. 제게는 이 베토벤 전집이 맥커라스라는 지휘자의 존재감에 대해서 심중의 확신을 품게헸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잘 듣지 않는 헨델의 오라토리오 유다스 맥카베우스까지 골라서 들어보게 되더군요. 참 심지가 곧고 자신의 음악관이 뚜렷한 지휘자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의 녹음 중 시간이 경과하여 재녹음한 것들을 비교해서 들어보면 시간의 경과에 따른 해석의 차이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물론 실황 녹음의 경우는 통상 연주 당일의 분위기에 따라 다소 감정의 진폭에 변화가 보이기는 하지만 스튜디오 녹음의 경우는 거의 같은 기조의 해석을 보여주더군요. 모짜르트 교향곡 프라하 녹음과 스코티쉬 녹음을 비교해 보면 녹음 측면에서 후자가 뛰어난 것은 분명하지만 해석의 기조는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20/09/10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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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저에게는 빅토르 데 사바타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음반을 사모으는 지휘자인데
찰스 매커라스 이분도 한번 관심을 가져봐야겠습니다.

20/09/1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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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

들어봐야겠습니다

20/09/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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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

그가 지휘했던 도니제티 오페라 로베르토 데브뢰는 상당히,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20/09/1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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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

아마 맥케라스라면 데카에서 발매했던 야나첵의 오페라들이 매우 인기있었습니다.
야나첵의 인터네셔널 음반이 별로 없던 시절에 , 맥케라스는 꾸준히 야나첵의 오페라를 하나씩
레코딩하여, 작은 붐을 일으킨 공적이 있습니다.
저도 그때 야나첵의 그 묘한 사운드에 매료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최근에는 아즈라엘심포니로 노장의 진가를 보여주었습니다~~

20/09/10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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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

한동안 베토벤 교향곡을 마치 오래된 유물처럼 바라보면서 별로 듣지 않았었는데 최근 시골에 이사와서 주어진 시간이 많은 짬에 이런 저런 연주를 다시 꼼꼼하게 들어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이건 어디까지나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결국 지휘자의 대중적 평판이나 평가의 잣대는 베토벤 교향곡으로 귀결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음악 듣기란게 참 이상해서 말러를 들을 때는 주로 말러만 이것 저것 듣게 되고 또 부루크너를 들을 때는 그것만 들으면서 대상에 몰입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결국 이리 저리 돌아다니다가 불현듯 별스런 마음 없이 다시 듣게 되는게 베토벤 교향곡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듭니다.
지금은 아바도의 빈 필 녹음 전집을 천천히 몇 번씩 들어보고 있습니다.

20/09/1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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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아끼시는 연주 소개 시리즈가 기대되네요. 베토벤 교향곡은 워낙 출중한 연주들이 많은 작품이라 어느 하나를 최고의 연주다 라고 하기는 어렵다는 점에 공감합니다. Mackerras(맥케러스, 미국사람들은 맥에 악센트를 영국사람들은 케에 악센트를 주어서 부르는 것 같습니다.^^)의 베토벤 전집은 (교향곡별로 녹음의 편차가 좀 있는데다가 전반적으로 최근의 연주에 비해 녹음의 생동감이 좀 떨어지기는 하지만) 템포에 관한 한 (좋은 의미에서) 교과서 같은 연주라 생각됩니다. 1악장 음원을 올려주신 9번만 해도 악보에 대해 깊은 탐구를 한 연주임이 드러납니다. 논란이 많은 2악장 트리오는 presto라는 작곡가의 지시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vivace보다 상대적으로 많이 느리게 연주해서 좀 아쉽지만, 거기서도 베이스 트롬본의 디미누엔도 처리 등 악보의 미세한 부분까지 청자들에게 드러내 보여주려는 노력이 엿보이더군요.

20/09/1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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