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칼 뵘을 그리워하며...
작성5달 전조회2304추천9

DG
[1 LP] 2531212

차이콥스키: 교향곡 6번 B단조 op. 74 "비창"
TCHAIKOVSKY: Symphony No. 6 in B minor op. 74 "Pathetique"

Karl Bohm (conductor)
London Symphony orchestra


 녹음: 1978/12 Stereo, Analog
장소: Walthamstow Town Hall, London
 

 
총 리뷰 갯수: 1

평점:

이 연주는 연구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무엇보다...

칼 뵘의 음악적 세계관이 무엇인지 말로써가 아니라 음악으로 들려주는 연주이다.

 

왠만한 충격이 와도 절대로 흔들릴 것 같지않은 구조적 탄탄함. 

이것은 그의 음악속에 녹아있는 완고한 고전주의적 페러다임의 발현일터...

모짜르트, 베토벤 , 브람스... 칼 뵘의 대표적인 명연들도 이들 작곡가들의 작품에서 자주 만날수 있다.

 

그런데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에서는 과연 어떨까...

교향곡 6번 “비창”

 

첫번째로 역시나 칼 뵘은 곡이지닌 구조적 생김새를 너무도 친절하게 드러내보이고 있다.

마치 악보를 보고 리딩을 하는듯한 착각을 줄 정도로 어느하나 소홀함없이 악보가 귀에 들어온다.

그래서 때론 브람스나 베토벤을 듣고있나하는 엉뚱한 생각도 들게 만든다.

그러나 그것은 엉뚱한게 아니라 칼 뵘 다운 것일뿐.

 

두번째, 흔히 말하는 슬라빅한 모티브의 표현이나 감성은 어디로 간걸까?

이런 관점에서만 본다면 차라리 카라얀의 연주가 더 차이코프스키 같다. 

그렇다고 카라얀의 연주보다 열등하지 않다.

억지로 만드는것보다 안하는게 현명할 지도 모를일이다.

칼 뵘은 자신의 음악적 견해에 의거한 충실한 선택을 했을뿐.

 

런던 심포니의 연주만 놓고 본다면

그 완성도는 오히려 베를린 필을 넘어서고 있다.

 

마지막으로 비창 교향곡의 어둡고 음울하며 회환에 찬 비애감은 잘 표현되었을까?

번스타인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비애감을 넘어선 처절함이랄까? 

그러나 칼 뵘의 경우는 처절함은 말할것도 없고 슬픈 감정을 느끼기 어렵다. 

 

나는 오늘 슬퍼지고 말겠다는 마음을 먹고 들으면 또 모르겠지만,

뵘의 연주는 곡의 구조가 어떤지, 차이코프스키라는 작곡가가 사용하는 악식은 어떤지,

대위법과 푸가는 어디에서 등장하는지 등등의 형식미에 심취해 있다.

 

그러한 뵘의 연주가 어찌나 매력적인지 점점 더 빠져들게 만들더니, 

놀랍게도 차이코프스키라는 작곡가에게 한발 더 다가가게 만들고 있다. 

 

차이코프스키의 비창 교향곡을 이렇게 연주한 음반이 또 나올지....

앞으로 칼 뵘과 같은 지휘자를 다시 만날 수 있을지...

그가 남긴 유산들에 감사한 마음뿐이다.

 

 

 

 

 

 

 

 

 

 

작성 '18/12/15 15:02
ky***수정 삭제

덧글을 작성자가 직접 삭제하였습니다

18/12/16 04:31
덧글에 댓글 달기    
yo***:

ㅋ 칼 뵘이 지휘한, 베를린필 연주 1964년 녹음의 <마적>에 아직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만한 연주를 아직 찾아내지 못한 탓이지요.

18/12/16 04:48
덧글에 댓글 달기    
1y***:

뵘이 장래에 지휘자를 꿈꾸는 음악인에게 당부한 말이 있습니다. 지휘자가 되려면 반드시 "Korrepetitor" 코레페티토어 - 피아노에 앉아서 가수와 연주자 파트들과 부분 부분 맞추어 보면서 연주를 어떻게 구성하고, 해석할지 무대를 사전 준비하는 연습 지휘자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이 과정을 거쳐야 어느 곡에서 어떤 가수는 호흡이 길고 짧아서 어디에서 숨을 쉬게해주어야 하는지 미리 체크가 가능하고, 만일 어떤 가수가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목소리를 보호하면서 오케스트라로 적당히 보호를 해주는 사전 위기 해결을 할 수 있다는 것 입니다. 뵘의 회고록에 보면 자신이 왕성하게 활동할 시기에는 음반이 보급되지 않아서 남의 연주를 들어 보고 지휘를 할 기회가 거의 업었기 때문에 예를 들면 알반 베르크의 보체크를 지휘하기 위해서 여름 휴가 동안 호반의 빌라에 4 주 이상 쳐 박혀서 악보와 씨름하면서 자기만의 해석을 만들어 냈다고 합니다. *요즈음은 남의 연주 음반 들어가면서 쉽게 지휘를 배울 수 있지만 ... 지휘자로도 유명했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가장 애지중지 하던 지휘자 중에 하나 였으니 얼마나 젊은 시절부터 실력이 탁월했는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뵘은 독일 오페라 여가수 사이에 아들을 하나 두었습니다. 몇 해 전에 작고한 영화 배우이자 아프리카 구호 활동가로 유명했던 칼 하인츠 뵘이 바로 그의 아들입니다.

18/12/17 03:18
덧글에 댓글 달기    
1y***:

칼 뵘은 무려 87세의 나이로 1981년 잘츠부르크 페스티발에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오페라 엘렉트라 리허설 중에 사망하였습니다. 그리고 그의 부인도 칼 뵘 사망 후 불과 2달 후에 사망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 뵘이 지휘한 피델리오 LP 앨범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 15분 몰아치는 뵘의 연주를 듣고 나면 그냥 질리고 맙니다. 와 아 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뵘의 몰아침 ... 이거 또한 장난이 아닙니다.

18/12/17 03:26
덧글에 댓글 달기    
ky***:

좋은 정보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8/12/17 04:15
덧글에 댓글 달기    
1y***:

https://www.youtube.com/watch?v=FGNUQCsVuB8
스페인 권에서 편집된 칼 뵘에 대한 두 성악가의 * 크리스타 루드비히와 발터 베리, 한 때 부부였던 사이 * 의 칼 뵘과 같이 작업할 당시의 회고 입니다. *독일어 인터뷰* 특히 발터 베리의 인터뷰는 칼 뵘의 비엔나 사투리 및 슈타이어마르크트 사투리 (그라츠 주변)를 적절히 흉내 내면서 25세의 나이로 칼 뵘과 첫 오페라 작업을 하면서 호된 신고식을 한 경험을 유머러스하게 재현하고 있습니다. 칼 뵘은 악단에 새로 들어온 연주자에게 가혹할 정도로 군대식의 신고식을 치르게 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를 Feuerprobe (불의 심판) 이라고 하고 악단에서 살아남으려면 반드시 잔혹한 불의 심판의 문을 통과해야만 합니다. 훗날 칼 뵘이 회고하기로는 * 신입 단원이 새로 들어오면 자칫 잘못하면 신입단원 한 명 때문에 전체 앙상블이 깨지고 연주회 자체가 망가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신입 단원은 빨리 주변 눈치도 살피면서 앙상블에 적응해야 연주를 살릴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칼 뵘의 회고 중에 왜 비엔나 필하모니를 세계 최고의 교향악단으로 꼽느냐는 질문에 "동질성" (Homogenität) 때문이라고 주저없이 답변합니다. 연주자들이 같은 언어와 비슷한 사투리를 쓰는게 중요하다는 것 입니다. 음악에 대한 생각 역시 비슷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입니다. 우리나라 연주자들에게는 듣기 거북한 이야기가 되겠지만 ...

18/12/18 16:04
덧글에 댓글 달기    
1y***:

실제로 비엔나 필하모니 영상물들을 보면서 바이올린 주자들의 비브라토를 보면 의외로 통일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비브라토를 통하여 음악적으로 같은 호흡을 하는 것 이고 이는 바로 음악적 동질성을 이야기 하는 것 입니다. 뵘은 자신의 고향인 그라츠에 대하여 상당한 자부심이 있었던 지휘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악단에 신입이나 연습 단원으로 그라츠 출신이 새로이 들어오면 단원들이 연습 시작 전에 미리 뵘에게 "오늘 그라츠 출신 단원 하나 새로 들어왔습니다"라고 미리 신고하면 그날은 불호령없이 연습이 끝났다고 합니다. 많은 연주자들이 뵘의 눈치보는라고 다들 벌벌 떨었던 것 같습니다. 거의 웃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은 엄격한 지휘자였습니다.

18/12/18 16:19
덧글에 댓글 달기    
0/1200byte
한 줄 덧글 달기
 
 9
 


장르별로 곡 및 음반에 대한 의견 교환 (음반 추천 요청 외의 질문은 [질문과 대답] 게시판으로)
제 목
번호글쓴이 날짜조회추천
8457jm***'18/12/201597 
8456zo***'18/12/1719647
8455ky***'18/12/1523049
8454yk***'18/12/102146 
8453zo***'18/12/0917836
8452an***'18/11/30975 
8451zo***'18/11/1717755
8450lo***'18/11/1622492
8449kk***'18/11/142129 
8448sh***'18/11/1324942
8447zo***'18/11/1115073
8446pa***'18/10/282215 
8445si***'18/10/2128261
8443zo***'18/10/2225567
8442ge***'18/10/1623232
8441st***'18/10/1613222
8440iv***'18/10/071955 
8439ke***'18/10/041310 
8438la***'18/10/0318425
8437me***'18/09/2324114
8436me***'18/09/23983 
8435zo***'18/09/2013664
8434jm***'18/09/199792
8433ja***'18/09/151030 
8432yo***'18/09/1517283
새 글 쓰기

1  2  3  4  5  6  7  8  9  10  다음  마지막  
총 게시물: 14779 (3/592)  뒤로  앞으로  목록보기
홈페이지 | 1:1 쪽지 | 로그인 | PC 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