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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크너 9번교향곡 4악장에 대한 짧은 소견
작성8달 전조회1655추천3

사실 저도 여기 계신 분들과 마찬가지로 이 교향곡은 3악장으로 끝내는 게 맞다고 생각하며

몇년 동안 9번 교향곡을 미완성으로 둔 채로 감상했었습니다.

2000년 후반 때에 4악장 완성본을 감상한 기억이 있었는데 별 감흥이 없어서 제쳐뒀구요.

 

흔히 고클래식에서 대표적으로 추천되는

줄리니/빈필, 번스타인/빈필이나 카라얀의 연주 등의 옛 마에스트로의 연주나

최근엔 아바도/루체른의 음반도 사서 듣고 있었죠.

 

근데 최근 이 게시판에 올라온 9번 4악장 분석글(https://blog.naver.com/jochumania/221269394682)을

본 계기로 4악장을 접하게 되었고

 

 

대표적으로 래틀경/베를린필 2012년 연주 요 영상을 자주 들었구

딱 2번 반복해서 들었을 때 느낌이 오더군요.

 

"아 이거 제대로다" 라고요.

 

제가 식견, 아니 귀견이라고 할까요 그런게 참 좁습니다만

일반적으로 브루크너 답지 않게 수려하게 작곡되었다고 여겨지는 7번 교향곡의 피날레를 제외하고

들어본 4~9번 교향곡의 피날레 중

브루크너 작곡가가 노년에 자신이 가진 모든 작곡 스킬이 녹아든

브루크너 답지만, 또한 브루크너 답지 않게 가장 세련된 피날레라고 딱 느껴지더라구요.

 

후대의 작곡가들이 참여해서 개정한 부분이 있기에 그렇지 않을까 생각한 적도 있는데

여러 다른 연주를 들어봤을 때 느낀 것이 브루크너 작곡가 본인이 미리 완성해 둔 부분이 많아서 그런지

여러 판본과 연주 간의 어마무시한 차이점은 없더군요.

 

 

 

흔히 9번교향곡은 3악장으로 끝나야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시간을 별로 9번 교향곡에 투자하지 않았다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고

3악장 끝에 저 하늘 너머로 잔잔히 끝나는데 또 다른 피날레가 필요한가 라고 반문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근데 말장난 같지만 만약에 저희가 다른 세계에 살고 있고

2악장까지 작곡이 완료되고 미완성으로 남아버린 7번 교향곡이 있으면

미완성이라 할지라도 그래도 열심히 듣지 않았을까요?

1, 3악장만 작곡된, 4악장이 없는 8번 교향곡이었다 한들

브루크너 교향곡에 매료되신 분들은 즐겨 들으셨을 겁니다.

 

그럼 역설적으로 우리가 브루크너 작곡가 본인이

4악장을 완성시켜버린 9번 교향곡이 있는 세계에 살고 있다면

아무런 반감없이 이 4악장을 당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즐겨 감상하고 있겠죠.

 

그리고 브루크너의 인생은 늘 자신의 작품에 대한 비평을 받아들여 수정, 수정 또 수정으로 가득한 삶이었고

그래서 교향곡 작품마다 수많은 판본이 존재하죠.

특히 그 전 8번 교향곡이 대규모 개정작업이 필요했었기에 더 많은 시간을 잡아먹었구요.

그런 까닭에 9번 교향곡 완성에 들일 시간이 부족했던 것은 아닐까요.

 

 

저는 3악장을 인간의 삶을 벗어던지고 천국으로 나아가는 브루크너의 감상을 그린 곡이라면

4악장은 이제 브루크너 작곡가가 스스로 천국의 문을 열고 들어가는 여정과,

그 과정에서 그가 느낀 환희와 여러 복잡한 감정을 묘사한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4악장에 여려 편견이 있으셨다면

부디 그 선입견을 잠시 내려두고 편한 자세로 4악장을 한번 받아들여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서

글을 한번 작성해봤습니다.

부디 좋은 감상 되시길 빕니다.

작성 '20/01/18 0:20
po***수정 삭제
ka***:

창의적인 음악감상의 자질이 없어서 그런지, 제게 익숙하지 않은 9번 4악장은 그렇게 편안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네요. 이게 제 한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0/01/1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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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j***:

저도 그렇습니다 브루크너의 교향곡9번의 4악장으로 쓰이기엔 부족해보이는 곡이네요

20/01/19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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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을 작성자가 직접 삭제하였습니다

20/01/19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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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

올려주신 동영상의 연주 잘 감상했습니다.
연주는 괜찮은 편이지만 곡 자체가 브루크너 교향곡9번의 4악장으로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향곡 9번의 다른 세 악장과는 이질감이 많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3악장의 장대한 아다지오 뒤에 이어지는 피날레 악장이 다시 여린 서주풍으로 시작하는 것이 전곡의 흐름상 부자연럽기도 하고, 대곡을 마무리하는 피날레 악장이라고 하기에는 내용도 빈약하고 늘어지는 느낌입니다. 베토벤 교향곡9번에서도 그렇고 브루크너의 교향곡8번에서도 그렇고 장대한 아다지오 뒤에 이어지는 피날레 악장은 강렬한 튜티가 바로 나오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이 곡은 브루크너 교향곡9번의 4악장이 아니라 브루크너 풍을 가미한 별개의 작품으로 간주하는 것이 맞을 듯 합니다.
오래전 베토벤 교향곡 10번 레코딩이 발매되었을때 얼른 구입해서 듣고는 크게 실망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20/01/1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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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

위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셨는데, 제가 보이기에 9번의 다른 악장과의 정서적인 일체감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억지로 꿰맞추어 부르크너 풍의 악장 하나를 덧붙인듯한 느낌이 제 느낌이었는데, 모르죠. 제가 음악 전공자가 아닌 처지니 작곡을 공부한 분들이 보기에는 어떨지....

20/01/19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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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i***:

그냥 3악장까지 듣는 걸로...슈베르트 미완성도 그렇고...

20/01/20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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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이 4악장 완성본을 브루크너 풍의 별개의 작품으로 보기에는 적어도 코다 직전까지는 대부분 온전히 브루크너 자신에 의한 작곡입니다. 매우 단편적인 스케치들만 가지고 작위적으로 짜맞춘 베토벤 교향곡 10번의 경우와는 비교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또한 브루크너가 미완성인 4악장 대신에 테데움을 마지막에 연주해달라고 한 걸 보면(음악적으로 상당한 무리수인 요구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에게 익숙한 3악장으로 끝나는 모양새는 작곡가의 머리 속에 전혀 없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슈베르트의 미완성교향곡처럼 완성된 악장으로도 충분하다 라고 쉽게 말할 수 있는 사례도 아닌 것이죠.
이질감에 대해 말하자면 사실 9번 자체가 이전 번호들과 비교해서 꽤나 이질적인 느낌이 있는데 4악장은 그러한 이질감을 극한 까지 밀고 나간 느낌이란 생각이 듭니다. 1악장에서 자주 등장하는 밑도 끝도 없이 이어지는 듯한 반음계적 화음의 연속이 4악장에서는 더욱 대규모적으로 구현되고 있고 3악장 클라이막스에서와 같은 파격적인 불협화음이 수시로 등장합니다. 거의 조성음악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이러한 작법 때문에 4악장을 마무리하기가 더욱 힘들었을 것 같긴 합니다. 이 모든 음악적 갈등을 결국에는 찬란한 D장조의 환희로 해결하는게 브루크너의 큰 그림이었을 텐데 그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는 게 정말 어려운 작업이었을 것입니다.

20/01/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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