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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러 교향곡 선호 순위와 음반
작성8달 전조회3192추천9

말러 교향곡 선호 순위와 음반

늦었지만 고클 회원님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브루크너에 이어 이번에는 제가 최근 즐겨 듣는 말러 교향곡 순위와 즐겨 듣는 음반 3개를 재미삼아 골라 보았습니다. 또한 4번과 8번 교향곡을 제외한 교향곡 음반들에는 개인적인 음반평을 간략하게 덧붙였습니다. 이 순위 리스트는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과 저의 주관에 의해 선정한 것이니,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시고 재미삼아 너그러이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1. 말러 교향곡 9번
①번스타인/베를린 필 1979년 실황 DG
②카라얀/베를린 필 1982년 실황 DG
③아바도/베를린 필 1999년 DG
: 일단 말러 교향곡 9번의 악단은 베를린 필인 걸로! 9번 교향곡이 ‘죽음’의 음악적 승화라고 한다면, 번스타인과 베를린 필 실황 녹음이 그러한 해석의 정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카라얀의 녹음은 세인들이 지적하는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가장 감동적인 4악장만으로 최고의 연주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한편 보통 단정하고 절제된 연주를 추구하던 아바도가 이 음반에서는 고통스럽고 슬픈 죽음의 아우라를 열정적이면서도 입체적인 디테일로 잘 표현해 내고 있다.

2. 말러 교향곡 2번
①번스타인/뉴욕 필 1987년 실황 DG
②텐슈테트/NDR 심포니 오케스트라 1980년 실황 MEMORIES EXCELLENCE
③클렘페러/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1961, 62년 EMI
: 번스타인과 뉴욕 필의 연주는 늘어지고 무너진 구조와 자의적이고 이완된 템포감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서 불타오르는 거대한 분열증적인 과장미와 열정으로 인해 최고의 환희를 선사하는데, 그야말로 한편의 거대한 서사시를 듣는 듯하다. 텐슈테트의 미친 듯한 강하고도 병적인 어두운 해석은 실황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부활에서의 그의 하드코어적인 해석은 케겔과 라이프치히 방송 교향악단의 연주 정도를 제외하고는 다른 어떤 지휘자도 따라갈 수 없다. 한편, 클렘페러의 화강암 같은 단단한 음의 구축과 마지막 악장의 영적인 신비로움과 고양감은 과히 압도적이라 할 수 있다.

3. 말러 교향곡 6번
①번스타인/빈 필 1988년 실황 DG
②불레즈/빈 필 1994년 DG
③텐슈테트/런던 필 1991년 실황 EMI
: ‘비극적’이란 표제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처절하고 난폭한 번스타인의 해석, 제가 생각하는 번스타인의 말러 최고 녹음이다. 같은 악단과 연주한 불레즈의 연주는 ‘비극적’이란 표제에 별로 어울리지 않는 번스타인과 대척점에 서 있는 다소 개성적인 해석, 그러나 스코어 자체에 좀 더 충실한 견실하고 절제된 해석은 불레즈만의 매력이다. 침착하고 흔들리지 않는 빈 필의 소리 또한 무척 아름답다. 텐슈테트와 런던 필의 연주는 그의 스튜디오 녹음에 비해 좀 더 광폭한데, ‘비극적’인 아우라와 처절한 비극의 심연의 마그마를 화산 폭발하듯이 터뜨려 버린 그의 회심의 일작이라 할 수 있다.

4. 말러 교향곡 5번
①번스타인/빈 필 1987년 실황 DG
②불레즈/빈 필 1996년 DG
③샤이/로열 콘서트헤보우 1997년 DECCA

: 6번에서와 마찬가지로 번스타인은 음악적인 형식미를 희생하면서까지 감정의 연소를 극한까지 몰아 부친다. 하지만 그러한 ‘고통에서 승리로의’ 영웅적 서사가 주는 음악적 쾌감과 카타르시스는 매우 크다. 그 반대로 불레즈는 그러한 번스타인식 해석을 비웃듯이 5번에서 나타나는 말러의 도발적인 오케스트레이션과 그에 상응하는 독기와 다채로운 색채감을 해제, 희석하여 질서정연하고 금욕적인 연주를 들려준다. 전형적인 해석에서 벗어난 ‘말러의 처절한 울부짖음이 없는 길들어진 말러 5번’으로 호불호가 나뉘는 신선하면서도 차분한 해석이다. 샤이의 5번은 우수한 녹음과 함께 음악적 형식미와 말러의 정서적인 측면, 그리고 음악적인 색채감과 울림을 모나지 않게 잘 조화시킨 뛰어난 연주이다.

5. 말러 교향곡 7번
①번스타인/뉴욕 필 1985년 실황 DG
②아바도/베를린 필 2001년 실황 DG
③아바도/시카고 심포니 1984년 DG
: 번스타인의 스케일감과 광폭함은 7번에서도 빛을 발한다. 곡 자체의 콜라주적인 측면을 공격적인 템포감과 추진력으로 거칠게 밀어붙이는 번스타인의 박력과 과장됨, 이에 대조되는 끈적끈적함과 어두움은 과히 잘 짜여진 메탈 사운드를 연상케 한다. 한편 아바도와 시카고 심포니 녹음은 번스타인에 비해 작은 스케일에 치밀하고 균형 잡힌 상쾌한 실내악적(?) 연주이다. 하지만 시카고 심포니의 공격적이고 짱짱한 금관 악기는 때때로 이 곡이 말러의 교향곡임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이에 반해, 베를린 필과의 연주는 시카고 심포니와의 구 녹음보다는 큰 스케일감과 낭만적인 감성이 느껴지는 연주이며 베를린 필의 교향악적 기능성도 잘 살린 연주이다. 예전에는 시카고 심포니의 치밀한 디테일이 살아 있는 현대적인 연주를 좋아 했으나 현재는 적절한 디테일과 낭만성이 잘 조화된 베를린 필 연주에 더 손이 간다.

6. 말러 교향곡 3번
①번스타인/뉴욕 필 1987년 실황 DG
②아바도/베를린 필 1999년 실황 DG
③샤이/로열 콘서트헤보우 오케스트라 2003년 DECCA
: 번스타인은 이 거대한 교향곡을 정말 환상적이고 장쾌하게 해석해 나간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6악장에서는 엄청나게 느린 호흡으로 감동과 환희의 물결을 선사해 준다. 이에 반해 아바도의 연주는 번스타인에 비해 금관보다는 현이 살아 있는 전체적으로 단정하고 섬세한 연주로 군데군데 낭만성도 적절히 살아 있는 좋은 연주이다. 특히 마지막 6악장은 번스타인의 녹음과 함께 눈물 나도록 감동적인 찬란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한편 샤이는 아바도의 연주보다 더 정돈되고 맑은 중용의 연주를 들려준다. 6악장 피날레도 적당히 감동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점이 군데군데 심심함으로 작용하여 번스타인의 연주로 돌아가게 한다.

7. 말러 교향곡 1번
①텐슈테트/NDR 심포니 오케스트라 1977년 실황 MEMORIES EXCELLENCE
②아바도/베를린 필 1989년 DG
③쿠벨릭/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1967년 DG
: 텐슈텐트 특유의 어둡고 처절한 ‘거인’의 발자국, 종악장의 과장된 감정의 분출, 그리고 파괴적이기까지 한 금관을 특징으로 하는 시카고 심포니의 실황 연주는 나의 음반 목록에서 오랫동안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였다. 그러나 NDR 심포니와의 연주는 느린 시카고 심포니와의 연주보다 빠르고 다이내믹이 살아 있는 더욱더 강렬한 연주로 개인적으로 시카고 심포니와의 연주를 뛰어넘는 연주라 생각한다. 혹시 텐슈테트의 녹음들이 젊음이 결여되고, 리듬감이 부자연스럽고, 느리고 답답한 연주라는 느낌이 든다면 그 대안이 아바도와 베를린 필의 연주라 할 수 있다. 봄과 젊음, 유려한 리듬감을 너무나 적절하게 살려낸 아바도의 연주는 어느 누구에나 추천할 수 있는 최고의 음반 중 하나이다. 또한 쿠벨릭 특유의 소박하고 담백한 연주도 말러의 청춘과 젊음을 표현하는 데 잘 맞아 떨어진 음반이다.

8. 말러 교향곡 4번
①셸/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1965년 실황 SONY
②마젤/빈 필 1983년 SONY
③라이너/시카고 심포니 1958년 RCA

9. 말러 교향곡 8번
①솔티/시카고 심포니 1971년 DECCA
②텐슈테트/런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1986년 EMI
③샤이/로열 콘서트헤보우 오케스트라 2001년 DECCA

: 말러의 4번, 8번 교향곡도 무척 좋아하지만, 말러의 다른 교향곡들에 비해 4번과 8번 교향곡은 저에게 아직 크게 다가오지 않는 곡들이라 음반에 대한 평은 다음으로 미루고자 한다.

작성 '20/02/07 16:05
kr***수정 삭제
cy***:

저는 말러의 경우 발터, 바비롤리, 쿠벨릭 연주를 좋아합니다. 너무 지나치게 말러스럽지(Durchbruch) 않은 연주가 결국에는 더 인상에 남고 찾게 되더군요. 잘 읽었습니다.

20/02/11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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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r***:

말러의 수 많은 연주 중 3개의 연주만 선정하다 보니 여러 좋은 연주가 빠지게 되어 아쉬운 감이 없지 않습니다. 그리고 발터, 바비롤리, 쿠벨릭 연주가 '말러스럽지 않다는' 말씀에 어느 정도 공감이 됩니다. 저도 발터의 1, 2, 4, 9번 교향곡과 대지의 노래, 바비롤리의 5 , 6, 9번 교향곡 , 그리고 쿠벨릭의 1, 7번 연주는 특히 좋아하는 연주들입니다.

20/02/1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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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

저도 4번과 8번이 가장 어렵더라구요. 동질감을 느껴서 좋습니다.ㅎㅎ

말러 입문을 5번으로 했고 9번을 가장 즐겨듣고 그다음으로 2번을 듣습니다.

20/02/12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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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반갑습니다. 저도 대학 시절 5번으로 입문을 했고 9번, 그리고 그 다음으로 2번을 즐겨 듣고 있으니 우연의 일치치고는 과히 놀랍군요,

20/02/12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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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

번스타인을 압도적으로 좋아하시는군요.
저는 한 때 말러 연주를 지휘자에 따라서 들었던 적이 있는데, 계속 듣다보니까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지만 어느 지휘자가 어느 작곡가에 특화되었다는 신념은 개인적인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저는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아바도와 바비롤리를 좋아하지만, 그외 쿠벨릭의 말러가 대체로 군더더기 없이 담백한 연주라서 좋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꼭 말러에 국한된 것이 아닐 수 있지만 그래서 저는 번스타인과 샤이의 말러는 무언가 편안하게 들리지 않았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인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저는 원글 쓴 분과는 기호가 좀 다를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에는 그냥 손에 집히는 대로 듣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주 잡히는게 번스타인인데 그러고 보면 또 제가 번스타인을 좋아하지는 않아도 또 무시하지는 않은것 같네요.

20/02/1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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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말씀하신대로 번스타인의 말러 연주에 대한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생각건대 저의 번스타인에 대한 선호도는 번스타인의 무언가 편안하지 않은 그 무언가가 말러 교향곡의 핵심 중의 하나라는 의견이자 일종의 편견이 밑에 갈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번스타인의 그 불편함'이 없는 연주들이 좋을 때도 꽤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모순적이고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말러의 교향곡들 자체가 매우 다층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고 해석 자체에 열려져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20/02/13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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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

말러 명반을 꼽는 의견이 저와 상당히 같으시네요. 저는 말러가 살아있다면 번스타인의 연주를 극찬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번스타인만큼 말러의 영혼을 제대로 이해했던, (만약 그게 아니라면) 최고의 수준으로 승화시킨 지휘자가 없었다고 생각해요. 말러 음악을 통해 인생사의 희노애락의 페이소스가 가장 진하게 묻어나는 연주는 누가 뭐래도 단연코 번스타인 입니다. 전 베토벤은 60년대의 카라얀이, 말러는 번스타인이 가장 잘 표현했다고 봅니다.

20/02/14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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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j***:

베토벤 교향곡은 60년대 카라얀 말러 교향곡은 번스타인 제취향도 그렇습니다

20/02/15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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